K-9과 함께 한국 포병의 중추 전력 역할
사거리 30km 이상의 세 번째 화력 자산
GPS와 APU 탑재로 K-9보다 효율성 확보

한국의 K-9 자주포는 독일의 PzH2000 정도를 제외하면 비교할 만한 대상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뛰어난 성능을 보유한 명품 자주포다.
한국은 이러한 K-9 자주포를 1,200문 이상 보유하고 있으며 해외에서도 미국과 러시아를 제치고 가장 강력한 포병 전력을 가진 나라로 선정했다.
그러나 한국이 세계 최강의 포병 전력을 보유한 포방부로 거듭난 이면에는 K-9 자주포 못지않은 또 다른 자주포의 존재감도 빼놓을 수 없다.
미국의 M109A2에서 시작한 한국 자주포

오늘 소개할 K55A1을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서는 그 전에 K55 자주포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 한국은 1985년부터 미국의 M109A2 자주포를 라이선스 생산해 1986년부터 본격적인 실전 배치에 들어갔다.
이렇게 탄생한 자주포를 한국에선 K55로 명명했으며 1,000문 이상 생산된 K55는 과거만 하더라도 한국 육군의 핵심 화력 자산이었다. 그러나 K55는 포탄의 반동을 흡수하는 주퇴 복좌 거리가 짧아 최대 사거리가 24km에 불과했다.
이는 같은 시기에 사용되었던 KH-179 견인포의 최대 사거리인 30km보다도 확연히 짧은 사거리였으며 이러한 이유로 K55는 견인포와 달리 자체 기동이 가능하다는 것 정도를 제외하면 뚜렷한 장점을 찾기 어려웠다.
여기에 K55는 스페이드로 자주포를 땅에 고정시킨 이후 사격을 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초탄 발사 시간이 짧게는 수분에서 길게는 10분 내외가 필요할 정도였다. 이 때문에 한국은 K55의 성능 한계를 절감하고 자주포 자체 개발 사업을 통해 K-9 자주포를 전력화했다.
저렴한 가격으로 준수한 성능 개량 시도

그러나 K-9 자주포는 무기 체계 가격이 저렴하던 과거에도 한 문당 40억 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무기였다. 이에 한국은 필요한 전체 자주포 수량 중 절반 정도를 K-9으로 배치하되 나머지 전력은 K55를 개량해 K55A1으로 채우자는 판단을 내렸다.
이렇게 시작된 K55A1 개량 사업은 2010년대 내내 이어져 2022년까지 총 5차례나 진행되었으며 그 수량은 1,200문에 육박한다.
특히 K55A1은 단점이었던 짧은 사거리를 대폭 개선해 사거리 연장탄 사용 시 32km의 최대 사거리를 확보했으며 초탄 발사 시간과 지속 발사 속도를 개선했다.
이로써 K55A1은 KH-179와 K-9에 이어 우리 군에서 세 번째로 사거리 30km를 달성한 포병 전력이 되었으며 육군과 해병대 등에 배치되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상륙 작전 시 수송선의 배수량이 중요한 해병대에겐 전투 중량이 훨씬 가벼운 K55A1이 큰 힘이 되고 있다.
K-9보다 우수한 성능 요소도 보유한 K55A1

K55A1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K-9보다 발전한 기술도 존재하는데 GPS와 APU(보조 동력 장치)가 탑재되었다. K-9은 GPS를 사용하지 않고 INS만을 사용하는데 INS의 특성상 장시간 사용시 자주포의 위치에 오차가 발생한다.
반면 K55A1은 INS와 GPS를 모두 사용해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고 정밀한 위치 제원을 산출할 수 있게 만든다. 포병에게 있어 자주포의 정확한 위치 제원 산출은 정밀한 사격 제원을 산출할 때 매우 중요한 요소다.
여기에 APU는 자주포 내에 설치된 전시기 등의 전자 장비를 운용할 때 적절한 동력을 제공하는데 이는 포병들의 즉각대기 임무 수행 시 큰 도움이 된다.

즉각대기 임무 수행이란 포병 부대가 돌아가면서 적의 도발에 대비해 전투 배치 상태로 대기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때는 항시 사격 태세를 유지해야 하는데 APU 탑재로 추가 전력을 확보하게 된 셈이다.
이에 한국은 K-9을 K-9A1으로 개량하는 과정에서 GPS와 APU를 탑재하는 등 K-9과 K55A1은 서로를 발전시키는 동반자 같은 관계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