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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나면 일주일도 버겁다?” …부족한 포탄에 국민 불안 고조, ‘이상한 계산법’ 봤더니 ‘이게 뭐야’

일주일 수준에 불과한 포탄 비축 물량
포병의 전술 교리를 반영 못 한 산출법
잘못된 계산으로 국민들의 불안 가중
포탄 사격 훈련
포탄 사격 훈련 – 출처 : 대한민국 육군

2022년부터 이어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드론 등이 날아다니며 첨단 무기의 각축장처럼 보였으나 아이러니하게도 실제 전장에서 가장 절실히 원하는 무기는 포탄이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선이 고착화되면서 소모전 양상으로 전쟁이 변하자 다수의 포병 화력을 앞세워 서로를 타격했는데 이 과정에서 포탄 부족 문제가 심각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한국의 포탄 비축 물량도 다시금 관심을 받게 되었는데 일각에선 한국이 보유한 포탄이 일주일 정도면 대부분 소진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600만 발 수준의 포탄 비축 물량 보유 추정

포탄 사격 훈련
포탄 사격 훈련 – 출처 : 대한민국 육군

현재 한국군이 보유한 155mm 포탄의 정확한 비축 물량은 대외적으로 공개되어 있지 않지만 대체로 다수의 언론은 약 600만 발 수준의 포탄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24년 CNN 보도를 기준으로 러시아가 전장에서 하루 약 1만 발을 사용했다고 하니 600만 발이면 엄청난 물량이다.

그러나 이러한 한국의 막대한 포탄 보유도 단 일주일이면 모두 소진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그런데 국내 군사 블로그들의 계산을 보면 좀 이상한 점이 눈에 띈다.

포탄 사격 훈련
포탄 사격 훈련 – 출처 : 대한민국 육군

일례로 군사 전문 블로그를 표방하는 ‘오버O트’ 등은 한국이 K-9 등을 2,600문 이상 보유하고 있는데 K-9 자주포의 분당 최대 발사 속도가 6~8발이니 1문당 하루 500발씩 일주일 만에 300만 발 이상을 소진한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이를 통해 다수의 군사 블로그는 한국이 보유한 포탄의 절반 이상이 일주일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계산은 사실과 다른 점이 많아 우리 국민들에게 큰 혼선을 줄 수 있다.

엉망진창으로 계산된 포탄 소모량 계산

포탄 사격 훈련
포탄 사격 훈련 – 출처 : 대한민국 육군

국내에서 널리 퍼진 것처럼 단순히 분당 최고 발사 속도와 자주포 보유 수량만으로 포탄 소모량을 산출하는 건 포병 작전의 기본인 CSR조차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오는 오류다.

여기서 CSR이란 한국에서 ‘통제 보급률’이란 표현을 사용하는 데 쉽게 말해 한 문의 자주포가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포탄의 수량을 정해놓은 것이라 보면 된다.

예를 들어 특정 포병 부대의 CSR이 고폭탄 100발, AP-ICM 50발이라고 정해져 있다면 각 자주포마다 하루에 고폭탄과 AP-ICM을 각각 100발과 50발만 사격해야 하는 것이다.

이는 한국의 포탄 생산량과 보급 일정 등을 고려해 단기간에 모든 탄약이 바닥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며 따라서 모든 자주포가 분당 최대 속도로 발사해 단기간에 포탄이 바닥나는 계산이 나올 수가 없다.

K-9 자주포
K-9 자주포 – 출처 : 대한민국 육군

여기에 포병은 아무 표적을 향해 포탄을 마구잡이식으로 발사하지 않는다. 우리 군의 작전 계획에는 이미 주요 표적마다 표적 성질에 따라 탄종과 발사 탄수가 정해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발사 속도와 자주포 수량만으로 소모량을 계산한다는 것은 작전 계획과 전술 교리를 단 하나도 반영하지 않는 오류에 불과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K-9 자주포
K-9 자주포 – 출처 : 대한민국 육군

과거부터 포병은 ‘전장의 신’이란 별명으로 유명했으며 이러한 별명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유효하다. 일각에선 드론 때문에 포병의 화력 지원 가치가 옛날만 못하다는 주장을 내세우기도 했으나 이러한 논리는 우크라이나 드론 지휘관에 의해 파훼 되었다.

우크라이나 드론 지휘관은 드론이 건물 내에 숨은 표적을 정확하게 공격할 수 있지만 포병은 그 건물을 아예 날려버린다는 말을 통해 드론이 포병의 화력을 따라잡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인정했다.

그만큼 포병의 전략적 가치는 여전히 전장에서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교훈을 우리 군에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우리가 보유한 총 포탄 수량과 발사 속도만으로 소모량을 계산하는 것은 작전 계획을 수립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군이 포탄 비축 물량에 대한 정확한 해답과 기준이 필요하다면 실제 전장에서 소모되는 포탄의 수량과 전선의 현황, 포병의 전술 교리, 한국의 방산 인프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올바른 방안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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